전시 소개 ABOUT THE EXHIBITION
우리는 대상을 인식하는 즉시 그것에 이름을 붙여 가두는 것에 익숙해 있지만, 본질은 언제나 그 규정을 비껴 나간 채 흐르고 있다. 해 뜨기 직전의 푸르스름한 정적이나 해 진 후의 아득한 여운처럼, 완전히 드러나기 전의 상태, 혹은 완전히 사라지기 전의 모호한 순간에 가까이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더 오래, 더 깊이 바라보게 되곤 한다.
Still becoming은 완결된 결과물로서의 회화가 아닌, 발생 중인 상태 로서의 화면을 제안한다. 주유진은 형태가 맺히기
전의 아스라한 지각을, 권혜승은 이미 발현된 감정이 내면에서 변모하고 전이되는 궤적을 쫓는다. 두작가는 각기 다른
층위에서 이러한 미완의 상태를 탐구한다.
주유진은 수평선과 파도, 빛나는 원형의 형상들이 넓게 펼쳐진 색의 장 위에서 서서히 부상하는 장면을 그린다. 유화와 소프트 파스텔을 여러 겹 쌓아 올리는 과정 속에서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 위를 부유하는 형태들은 서로 스며들고 겹쳐지며 명징했던 경계를 잃어간다. 익숙한 듯 보이지만 한 번도 정확히 도달한 적 없는 그 풍경은 기억과 지각의 심연 속에서 서서히 열리는 되돌아오는 장소에 가깝다. 어떤 대상이 명확한 이름으로 규정되기 직전의 모호한 상태로 머무르며 관객의 감각을 천천히, 그리고 깊숙이 끌어들인다.
권혜승은 이미 발현된 인간 내면의 감정과 욕망이 어떠한 궤적으로 흐르는지를 탐구한다. 비단과 장지 위에 분채와 아교를
중첩하며 만들어낸 색의 층위는 결핍을 동력 삼아 끊임없이 요동치는 심리적 지층을 닮아 있다. 물, 불, 얼음과 같은 자연의
물성은 작가의 손길을 거쳐 긴장과 해소, 응결과 해체를 반복하는 내면의 움직임으로 치환된다. 화면 위에 고착되지 않은 채 중첩된 색채들은 서로 다른 감정이 교차하고 전이되는 지속적인 변화의 상태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그 사이의 공백에 머무는 경험 그 자체를 제안한다. 무엇이 막 떠오르려 하는지, 혹은 이미 지나갔다고 생각한
것이 여전히 남아서 흔들리고 있는지. 형태를 갖기 전과 그 이후 사이의 진동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지나온 감각의 여백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자료 출처: 갤러리 플레이리스트
전시전경: 갤러리 플레이리스트
Gallery Playlist Busan is pleased to present “Still Becoming”, a two person exhibition featuring Hyesung Kwon and Yujin Ju, on view from April 4 to May 9, 2026.
Yujin Ju paints landscapes that emerge at the edge of memory and perception. Working with layered oil and soft pastel, she allows forms to dissolve into one another—sky, sea, and light drifting without clear boundaries. Her images feel strangely familiar, yet never fully accessible, holding the viewer in a moment just before recognition.
Hyeseung Kwon explores how emotion moves, accumulates, and shifts over time. Using silk and Korean paper, she builds layered surfaces with pigment and glue, where color functions as a mutable psychological field. Rather than fixing emotion in place, her work traces its continuous transformation—forming, dispersing, and reconfiguring across the surface.
Press Release: Gallery Playlist
Installation View: Gallery Playlist